체코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우리나라를 선정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탈원전 기조로 해외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k-원전이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원자력 발전을 첫 수출한 지 15년 만이다.

이변이 없는 한 사실상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기록하게 되는 쾌거다.

체코 정부는 7월 17일(현지 시각) 내각회의를 개최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을 체코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발표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위해 발주사(EDU 11 )와 단독으로 협상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한 한수원은 발주사와 세부 협상을 거쳐 2025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한수원과 체코 측의 추가 협상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체코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확정된 2기 건설 사업비가 4천억 코루나(약 2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테플린에 건설하는 2기에 대해서는 향후 5년 안에 건설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폐기 2년 만에 유럽의 중심부 체코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를 제치고 24조 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원전 2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고사 직전까지 몰렸던 K 원전 산업생태계 복원과 함께 앞으로 유럽, 중동 등지에 추가 수출 낭보가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은 지난 18일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원전의 본산지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라고 강조했다.

한수원이 주축이 된 이른바 ‘팀코리아’는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의 바리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의 ‘K-원전’ 수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24조 원대 원전 건설비는 체코 역사상 최대규모 투자금액이다. 체코 정부는 향후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하더라도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할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사업은 최대 40조 원대로 그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안정적인 에너지원확보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신규로 원전 도입을 계획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스웨덴은 원자력 개발을 제한하는 법을 폐지하고 오는 2045년까지 10기 규모의 원전 개발 청사진을 마련했다.

원전 한 기를 운영하고 있는 네델란드는 2035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첼르나 보다에 원전 1.2기를 운영하고 있는 루마니아는 3.4호기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체코 정부가 향후 테맬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두콥바니 2기에 이어 데멜린 3.4 호기에 대해서도 발주사와 협상을 거친 후 추가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협상으로 선진시장인 유럽에 첫 교두보를 확보해 향후 한국 원전 수출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됐다.

원전업계에서는 이번 체코 원전 수주로 국내 원전 생태계에 15년 이상 일감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수주로 원전의 핵심인 원자로 시공은 물론 설계‧운전‧정비 등 원전의 전체 생태계에 걸쳐 10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외친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세계2위 원전 대국 프랑스를 안방에서 꺾고 수십 년간 축적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가격, 공기를 인정받았다고 안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폴란드, 영국, 이탈리아, 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에서는 세계 각국의 치열한 원전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수주가 유럽진출의 마중물이 되도록 정부 차원의 금융, 외교 등 전방위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인재 양성과 함께 차세대 원전 기술지원에 정치권도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거대 야당인 민주당부터 시대착오적인 탈원전의 아집에서 벗어나는 것 급선무다.

정권 성향에 따라 에너지 정책 기조가 더 이상 오락가락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끝으로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은 가까스로 활력을 되찾아 중흥기를 맞고 있는 원전 산업발전을 위해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할 때라는 점이다.

정쟁 속에 매번 폐기되는 신세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특별법’을 22대 국회는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원전최강국을 지향하는 국가에 정식 방폐장 하나 없다는 것은 대단히 이율배반적인 일이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