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19일 새벽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 김정은이 직접 공항에 나와 푸틴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으로 회포를 풀었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크렘린궁을 인용해 이날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극동지역 사하(야 쿠 티야)공화국 야쿠츠크 방문일정을 마친 뒤 전용기를 타고 북한으로 이동했다.
푸틴과 김정은이 직접 만난 것은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푸틴은 예상보다 훨씬 늦게 도착했는데도 김정은은 단정하게 머리를 다듬고 공항에 나와 있었다.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 밖으로 나올 때까지 ‘혼자’ 뒷짐을 지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최고의 신뢰 표시’였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초 18일부터 1박2일 동안 북한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이날 새벽 평양에 도착하면서 24년 만에 이뤄진 방북으로 김정은과는 세 번째 만남이었으나 일정이 당일치기로 끝났다.
푸틴 대통령이 19일 오후에는 베트남 방문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푸틴과 김정은은 공식행사를 마친 뒤 정상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출국에 앞서 발표된 대통령 문건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동반자관계 협정을 체결하자는 외무부 제안을 수락한다”라고 밝히면서 협정 초안을 승인했고 외무부가 협상 과정에서 필수적 성격이 아닌 내용은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김정은과 푸틴이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을 체결하면 2000년 2월 ‘친선과 선린 협조에 관한 조약’으로 맺은 선린우호 관계에서 24년 만에 광범위한 현안에 제한 없이 협력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양국관계가 올라선다.
북러가 옛 소련시절인 1961년 7월 체결한 ‘조소 우호조약’에 포함됐던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되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 외에 베트남과 몽골,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등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대한민국과는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했다.
이번 방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탄약과 탄도미사일 등을 지원해준 데 대한 반대급부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 대통령실도 지난 13일 푸틴이 며칠 내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푸틴의 북한 방문은 지난해 9월 김정은이 러시아 극동 방문에 대한 답방의 성격이라고 본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강하게 밀착하는 흐름 속에서 푸틴의 방북 행보가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구도를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규범의 틀 내에서 북러 협력의 수위를 조절하는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
러시아는 특히 국제사회가 금지한 레드라인을 넘는 북한과의 위험한 거래 시도는 단념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외교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역시 러시아에 군사력 증강을 꾀할수록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오판하지 말라는 경고다.
서방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무기 거래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면 추가 제재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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