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가 없는 사람’ ‘싸가지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싸가지란 무엇일까.

조선조가 한양 도성을 건립할 때 인간이 갖춰야 할 덕목에 따라, 동대문은 ‘인’을 일으키는 문이라 해서 흥인지문, 서대문은 ‘의’를 두텁게 갈고닦는 문이라 해서 돈의문, 남대문은 ‘례’를 숭상하는 문이라 해서 숭례문, 북문은 ‘지’를 넓히는 문이라 해서 홍지문이라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가운데를 뜻하는 ‘신’을 넣어 보신각을 건립했다. 이는 한양 도성을 오상에 기초해 건립한 것이다.

오상(五常)이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인간이 갖추고 있는 다섯 가지 기본 덕목이다.

인은 측은지심으로 불쌍한 것을 보면 가엽게 여겨 정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 의는 수오지심으로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악한 것을 미워하는 마음, 예는 사양지심으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하며 남을 위해 사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 지는 시비지심으로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다.

신은 광명지심으로 중심을 잡고 항상 가운데에 바르게 위치해 밝은 빛을 냄으로써 믿음을 주는 마음이다. 보신각이 4대문 중심에서 종을 울리는 것은 인, 의, 예, 지를 갖추어야 인간은 신뢰할 수 있다는 유교적인 철학이다.

그리고 인, 의, 예, 지 4가지가 없는 사람을 사가지가 없는 놈, 즉 싸가지가 없는 놈이 된다. 싸가지가 없다는 말은 은연중에 많이 사용했는데 이런 뜻이었다.

글머리에서 유학에서 얘기하는 인간의 오상에 관해 장황하게 얘기하고 있는 것은 북한 김정은이 살포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 잔해들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북한이 대량으로 남쪽을 향해 날려 보낸 풍선에 매달려있는 것이 거의 똥이나 진배없는 쓰레기라니 기가 막힌다. 대체 김정은이 왜 이런 정신 나간 짓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복잡하게 그 저의를 분석할 필요가 있을까? 한국 사회에 혼란을 유발하고, 비군사적 공격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능력을 시험해보려는 김정은의 ‘지저분하고도 싸가지 없는’ 예행연습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오물풍선에 이어 30일에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한국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7일 300km를 날아간 단거리 한발에 이어 13일 만으로, 지난 27일 밤 정찰위성을 실은 발사체를 쐈다가 공중폭발로 실패한 지 사흘 만에 또 도발에 나선 것이다.

눈만 뜨면 이 어쭙잖은 도발의 연속이니 김정은의 정신상태가 이상해졌다는 전제가 아니고서는 분석이 불가능해진다.

김정은의 친동생인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은 전날 담화에서 대남풍선이 “표현의 자유”라며 “앞으로 한국 것들이 우리에게 살포하는 오물량의 몇십 배로 건당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정은 남매가 모두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 가관이다.

한국에서 대북 전단보내기가 금지된 것은 2021년 3월 30일에 시행된 대북 전단 금지법 때문이다. 이 법은 남북한 사이의 접경지역에서의 대북 전단과 기타 물품의 살포 행위를 금하고 있으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제한하고 있다.

결국 이 법은 헌재에 의해 위헌 결정을 받았다.

아무튼 북한의 ‘오물풍선’ 사태는 결코 해프닝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군 당국에 따르면 28, 29일 이틀 동안 남쪽으로 날려 보낸 오물풍선은 260여 개에 이른다는 것 아닌가.

이제라도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김여정은 온갖 비아냥대는 표현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보낼 것”이라고 했다.

군 당국의 상응하는 풍선작전은 물론 확성기 방송재개 등도 검토해야 할 때다. 압도적 대응이 도발 억지력이 된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